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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서

『저주체』 | 티머시 모턴·도미닉 보이어 지음 | 안호성 옮김 | 2024.6.20

by 부토 2024. 6. 22.

저주체

인간되기에 관하여

Hyposubjects :
On Becoming Human

티머시 모턴·도미닉 보이어 지음
안호성 옮김


요컨대, 지금은 초월적 초주체가 계속해서 지구를 괴롭히고 있어. 그러나 초주체는 점점 더 불안정하고, 심지어 유령 같은 방식으로 그렇게 하고 있어. 초주체의 단면적인 존재는 영속적으로 화합되질 않아. 자신의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반쯤 알아챈 초주체는 콧방귀를 뀌며 어떤 대안도 부정하고, 격렬하게 비난하며, 구원 기계와 사후 세계 구원을 팔아먹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 괴로워하는 이 수많은 생물체가 도널드 트럼프, 보리스 존슨, [브라질의 극우 정치인] 자이르 보우소나루라고 불리는 풍선 안으로 들어가 공중으로 날아가기를 바라며 풍선을 부풀리고 있어. 그러나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 <그래비티>에서처럼, 그 대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일은 폐허에서 미래를 조직하여 지구로 돌아가는 길고 험난한 항해를 준비하는 거야.


간략한 소개

이 책은 초객체 시대의 동반자가 될 것은 초(hyper)주체성이 아니라 저(hypo)주체성이라고 주장한다. 블랙홀, 생물권, 지구 온난화, 항생제, 플라스틱 봉투, 자본주의 같은 초객체들은 끈적거리는 안개처럼 우리를 초과하고 감싸며, 어색하고 예기치 않은 나타남을 만들고, 위선과 조잡함과 두려움을 일으킨다. 『저주체』의 저자들은 세계를 초객체적 시대로 인도하는 데 일조한 특정한 종류의 인간들을 ‘초주체’라고 부른다. 초주체들은 냉소적으로든 진실하게든, 이성과 기술을 일을 완수하기 위한 도구로 휘두르며, 명령하고 통제하고, 초월을 추구하며, 자신의 지배력에 심하게 도취된다. 그러나 이제 초주체들의 머릿속에서조차도 초주체들을 위한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는 목소리들이 들리고 있다.

저주체성은 기후 변화와 자본 같은 끈적거리는 힘들의 효과로 인해 고통받는 어떤 비체적 조건처럼 들리지만, 그 약함과 하찮음의 감각, 지식과 행위 능력의 결여를 우리가 포용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지 저자들은 질문한다. 우리의 현재 상태로 오는 길은 사물, 사람, 피조물에 대한 장악과, 인류가 언제나 더 잘 알 거라는 우리 종의 능력에 대한 이상한 신념으로 포장되었었다. 저주체는 많은 실수를 할 것이지만 바보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주체들의 정치적 기획은 조직적이고 투명한 강제된 움직임이 아니라 오히려 내파적인 용해성 탈연결 기획일 것이다. 『저주체』라는 기획은 한 권의 책이지만, 저자들은 독자가 이 책을 게임으로서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우리 자신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라) 저월시키기 위한 훈련에, 저주체가 되어가는 이 모험에 함께하자고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지은이

티머시 모턴 Timothy Morton, 1968~

철학자, 영문학자, 생태이론가.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며, 옥스퍼드 대학 마들린 칼리지에서 영국 낭만주의 시인 퍼시 비시 셸리의 시에 나타난 음식과 섭생, 소비의 문제를 다룬 논문 “Re-Imagining the Body”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미국 라이스 대학 영문학과의 리타 시 거피(Rita Shea Guffey Chair) 교수이다. 그레이엄 하먼, 레비 브라이언트, 이언 보고스트와 함께 ‘객체지향 존재론’(OOO)이라는 사변적 실재론의 한 갈래에 속하며, 주로 OOO의 생태학적 함의를 탐구한다. 저서로 Ecology without Nature (2009), The Ecological Thought (2010), 『실재론적 마술』(2013 ; 2023), 『하이퍼객체』(2013 ; 2024), 『인류』(2017 ; 2021), 『어두운 생태학』(2018 ; 근간), 『생태적 삶』(2018 ; 2023), 『저주체』(2021 ; 2024, 보이어와 공저), The Stuff of Life (2023), Hell (2024) 등이 있다.


도미닉 보이어 Dominic Boyer, 1970~

작가, 미디어 제작자, 문화인류학자. 현재 라이스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에너지 인문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든 사람 중 하나이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동대학의 ‘인간과학 분야의 에너지 및 환경 연구 센터’에서 창립 디렉터로 활동했다. 저서 Energopolitics (2019)는 남부 멕시코의 풍력 발전 정치에 관한 연구로, 씨민 하우와 함께 진행한 “Wind and Power in the Anthropocene” 시리즈의 일부이다. 보이어는 하우와 함께 기후 변화로 사라진 아이슬란드의 첫 번째 주요 빙하(오케이)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도 제작했다. 저서로 Spirit and System (2007), Understanding Media (2013), The Life Informatic (2015), 『저주체』(2021;2024, 모턴과 공저), No More Fossils (2023) 등이 있다.

목차

한국어판 지은이 서문 8

0.00001 : 사회적으로 거리를 둔 서문 11
0.0001 : 작게 생각하기 15

I. 초객체들, 나르시시즘, 백인 소년들, 고리화, 십 대들, 장난감들, 게임들, 스쾃들, 장내 세균 23

II. OOO, 현존재, 바나나들, 현상학, 아동도서들, 우주영화들, 혁명적 하부구조, 미시-모험자들 59

III. 지구촌, 오소재, 우익 판타지들, 금융 자본, 사변적 실재론, 다운로드들, 축복-공포, 롤플레잉 게임들 103

IV. 감산, 초월, 초과, 내파, 특이점, 저월, 탈연결, 룸바들 139

V. 저월, 전체론, 묵시 해체하기, 체계들, 남성백색, 욕망, 비만, 상관주의, 매끄러운 기능, 정신노동, 스캐빈저들 169

0.0002 : 몇 가지 추천 글 & 영상 214

부록 : 새로운 전체론 221

출처

다중지성의 정원